2014년 9월 21일 일요일

첨성대 가는길::OmnisLog

첨성대 가는길::OmnisLog



가을비가 막 그친 오후의 고분길 

이른가을 소나기가 잠간 내린뒤의 오후에 첨성대 가는길을 걸었습니다.
이른 낙옆이 비에 젖어 금방떨어저서 길위에 드문드문 나딩구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아직 덜익은 낙엽으로 완전히 황금색은 아니지만 성급하게 떨어진 것 들입니다. 
낙엽이 발필정도는 아닌데도 길은 포근함이 느껴지고 비에젖어 싱싱한 나무잎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오후의 고궁길은 한적하고 좋습니다.

첨성대는 아직 한참을 더 가야하지만 이따금 따각따각 마차가 다가오고 마부는 연신 땅콩같은걸 먹으며 여유롭게 말을 몰고 뒤편에 느긋이 앉은 젊은 한쌍의 여행객은 행복이 가득한 얼굴입니다.
 
노랑곱슬머리에 반바지 차림의 유럽인 같은 젊은이가 다가옵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히얼 첨성대?"라고 하며 길을 가르키며 손가락질을 하는것이 첨성대 가는길 맞느냐고 하는것같습니다..

"오케"라고 하고보니,
너무 짧은 대답이 겸연쩍어서 "웨얼 유 프롬?" 이라고 어슬픈 영어로 괜히 물어 봤습니다.

"저먼"," 웨스트" 라고 합니다.
독일이라고 했다가 서독인이라고 말 하고싶은 것 같습니다.
마음속으로 서독 동독이 어데있느냐 ? 이제 다 지나간 일인데 라고 혼자말로 궁시렁 거리긴 했다.

내가 영어를 몯해서 부끄러울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들도 내가본 외국인으로서는 경장한 영어 발음이었으니까요...

빠른걸음으로 노랑머리 젊은 외국인이 앞서 지나가고 다시 길은 한적해 지고 나는 깊은 상념속으로 들어가고 행복한 운치를 느낌니다.
이윽고 오른편으로 너른 초원이 눈앞에 펼쳐지고 작은 산같은 고분군이 둥실 둥실 솟아있는 거리를 지나갑니다.
어느 노부부가 커다란 고분 두개가 있는 곳의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로 천천이 걸어갑니다.
멀리 보여서 확실하진 않지만 지팡이는 아니고 다리를 다친사람이 짚는 보조기구 같은걸 끼고 걸어 갑니다.
할머니가 부축하며 할아버지가 산책을 하는것입니다.

한참을 멀리서 나와 함께 걸어갑니다.
고목사이 산같이 큰 고분사이로 천천이 걸어가는 모습이 새파랗고 너른 잔디위의 목가(目歌)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언젠간 떠나야 하지만 저 노부부처럼 새파란 잔디위에서 목가처럼 산책할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래서 멀리 보이는 저 노부부가 잠간동안 부러웠습니다.

이제 고분군을 지나고 몇대의 마차가 줄서있는 곳 까지 왔습니다.
나는 행복한 상념에서 깨어나야 했으며 시끌벅쩍한 첨성대 구경온사람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첨성대 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