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8일 화요일
해질녘의 산사
해질녘에 찾은 산사
웅장하고 큰 산자락 깊은 계곡에 자리잡은 적막한 산사 !
해질녘에 적막한 산사에는 산새 들도 숨을 죽인듯 고요함이 감돕니다.
한줄기 햇살은 극락에서 내려주는 묘법인가요?
나그네는 산사의 입구에서 발을 멈추고,
한참을 ..
이 아름다운 고요속에 발을 들이기가 머뭇거려지는 마음입니다.
애리디 애린 한 여승이 다소곳이 숙인자세로 앞을 지나지만 합장할 겨를이 없었읍니다.
해질녘 공양간에서 피어 오르는 하얀 연기는 찬바람 막아줄 가람을 뒤덮는 이불입니다.
맑고 투명한 붓다의 진리를 오늘 한줌이라도 쥐어 들었나요?
나그네가 무릅 꿇고 염원하는 소원이 무었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붓다는 알아 굽어 살피리라 믿음으로 위안하며
알지도 몯하면서 궁시렁 거리는 염불을 합니다.
오늘도 진리를 위해 씨름하는 아름다운 여승들의 고뇌는 무었인지 알수 없지만,
뜻도 없고 마음도 없는 합장이지만 그래도 엉거주춤 손을들고 산사를 휘돌아 봅니다.
산사의 깊은 고요는 더욱 짙어지고 곧 내릴 어둠을 생각하고
나그네는 하산하며 뒤돌아 보지만 ,
뉘 가거나 말거나 산사는 고즈녁히 그대로 거기 있습니다.
허긴 ..
천년을 여기에 그대로 있었거늘
또 천년을 있다한들 달라질게 없겠지만,
붓다의 언저리에서 맴돌다 가는 나그네는 갖가지 소원을 늘어놓고 한가진들 얻어가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도 산사를 찾는 마음은 여전히 여유롭고,
붓다의 도량은 여전히 따뜻해서
춥고 배고프고 아픈 중생들이 오늘도 목놓아 울고 갑니다.
가지산 큰 자락에 작은 점하나 찍은 이 도량에서
청춘을 다 바쳐도 모자랄 법을 웅켜잡고 고뇌하는 사람들아 !
붓다의 자취 한자락 부여잡고 인생을 전부 걸고 기도하는 사람들아 !
내일 새벽에 느닷없이 붓다께서 연화를 타고 하강하실지 아무도 모르지만,
기다리며 깨어 있는 딸들아!
내일 새벽에는 부디 붓다를 만나소서.....
나그네가 염원하는 한가지 이것 뿐입니다.
2009/12/8
석남사를 방문하고..
고요한 겨울의 산사에서 피어오르는 하얀연기는 가람을 덮어줄 이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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